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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박정민 편]로 보는, 한글(.hwp)에 갇힌 우리의 자화상

제작날짜
2025/07/07
태그
S/W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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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배우 박정민의 모습은 많은 공직사회 구성원에게 익숙한 답답함을 안겨주었습니다.

협업하는 곳에서 받은 HWP 파일 앞에서 "한글 아무도 안 써요..."라며 당혹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은,

공직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보이지 않는 벽'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습니다.

“아무도 안쓴다는 한글(.hwp)은 우리 공직사회는 왜 쓸까…?”

실제로, 사기업은 공공기관과 협업하는 부서 외엔 한글(.hwp) 활용도가 매우 낮은건 사실입니다.

단순한 방송 에피소드를 넘어, 이 장면은 우리가 오랫동안 외면해 온 질문을 던집니다.

왜 유독 우리 공직사회, 공공기관 내에서 협업은 이토록 삐걱거릴까요? 저는 그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HWP 중심의 문서 문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직사회의 협업, ‘보이지 않는 벽’

공직사회에서 사업, 정책, 행사를 진행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장벽은 바로 '문서'입니다.

기획서부터 보고서, 결과물까지 모든 것이 HWP 파일로 오고 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업무의 본질과 무관한 곳에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결국 "우리의 협업은 원래 이런 것"이라며 체념하게 되지만,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의 문제에 더 가깝습니다.

지속되는 경험의 격차

물론, HWP가 수십 년간 공공문서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역사적 배경과 안정성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HWP를 쓰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뿐입니다.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은 HWP 자체의 존폐가 아니라, 더 나은 협업 도구에 대한 '경험의 격차'입니다.

우리는 HWP라는 단일 도구에 너무 오래 갇힌 나머지, 오늘날의 기술이 얼마나 눈부신 협업 환경을 제공하는지 경험할 기회 자체를 놓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앙부처의 보안규정 때문에 공직사회는 협업 도구를 사용할 수 없는 접근성의 한계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래도, 온나라 위키(Wiki)나 노션(Notion) 같은 클라우드 기반 협업 툴을 상상해 보십시오.

(아래 유튜브 영상은 구글 문서 예시입니다, 현재 내부망은 구글문서 접근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여러 명이 동시에 한 문서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아이디어를 더하고, 수정하며, 댓글로 의견을 나눕니다.

누가 어떤 부분을 수정했는지 투명하게 이력이 남고, 버전 관리에 대한 스트레스는 사라집니다.

이는 단순히 '파일'을 주고받던 문화에서, 일하는 '과정'을 함께 공유하는 문화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결과물뿐만 아니라 아이디어가 발전하는 모든 과정을 유기적으로 공유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 도구가 아닌 '경험의 부재'

구성원이 100만인 공직사회의 도구를 하루아침에 바꿀수도, 바꿔서도 안되지만 바꾼다해도 우리는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배우 박정민 동료의 작은 푸념은 HWP가 나쁘다는 단편적인 비판을 넘어, 우리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공직사회에서 협업이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는, 사용하는 도구가 우리가 경험한 새로운 세상의 효율성과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경험’을 넓혀야 할 때

발전된 기술도 중요하지만, ‘안정’된 조직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급진적인 변화는 잠시 지양하는 것이 맞습니다.

직장에서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새로운 협업을 경험해보세요.

해결책은 'HWP 폐지'라는 구호가 아니라, '다양한 협업 도구를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그 가치를 체감하는 것'입니다.

파일 변환의 스트레스가 아닌, 업무의 본질에 집중하는 '스마트한 주사님'을 기대합니다.

그 첫걸음은 우리 모두가 더 넓은 도구의 세계를 경험하는 데서 시작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