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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무실록은?

2026 AI 챔피언 해커톤 참관의 기억, 군산시 보건소 ‘보듬’팀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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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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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코더’가 쏘아 올린 따뜻한 기적, 코딩의 바다에 띄운 행정의 거북선

1. 바이브코딩, 평범한 주무관의 가슴을 뛰게 하다

"AI 행정혁신은 거창한 시스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공무원이 AI로 직접 해결책을 만드는 작은 도전에서 시작됩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이 선언과 함께 'AI 민주정부' 실현을 위한 「2026년 AI 챔피언 해커톤」의 공모가 시작되었을 때,
우리 군산시 보건행정과 '보듬' 팀의 가슴도 작게 뛰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한 이번 대회는 과거와 달랐다.
화려한 코딩 실력에만 의존하는 '기술형' 참가자뿐만 아니라,
우리처럼 현장의 문제를 정의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설계하는 데 강점이 있는 '기획형' 참가자가 함께 겨루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자연어로 AI에게 코드를 작성하게 하는 '바이브코딩(Vibe Coding)' 방식이 도입된다는 소식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전혀 모르는 평범한 주무관들에게도 '한번 해볼 만하다'는 작은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2. 외계어 난무하는 상암동 사전교육장, 돛을 내리고 싶었던 순간

하지만 그 작은 용기는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본선 진출자 대상 사전 교육장에서 여지없이 흔들리고 말았다.
'API', '프론트엔드', '데이터베이스'... 허공을 떠도는 외계어 같은 IT 용어들 사이에서 군산은 한없이 작아졌다.
화려한 노트북과 능숙한 타자 소리를 뽐내며 자신감에 차 있는 '기술형 백코더'들을 보며 숨이 막혔다.
"코딩의 '코'자도 모르는 우리가 과연 저들 틈에서 4시간 만에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200여 개 팀이 몰려 8.3대 1이라는 거대한 경쟁률을 뚫고 온 자리였지만,
군산의 무모한 도전은 시작하기도 전에 돛을 내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니 두려움 속에서도 반란을 꿈꾸는 이들은 우리만이 아니었다.
"대상 받아서 부서 회식 한 번 시켜주려고 지원했다"며 웃어 보이면서도 "공무원도 직접 할 수 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다"던 경남도청의 50세 행정사무관.
"IT 전공자나 소프트웨어 담당자도 아니지만, 도구만 있다면 평범한 직원도 혁신을 만들 수 있다"며 의욕을 불태우던 교육학 전공의 어느 공공기관 직원까지.
돌이켜보면 이번 대회에 기술형 백코더보다 기획형 흑코더 지원자가 2배 가까이 많았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AI 서비스 개발은 오직 전문 개발자만의 영역"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깨뜨리고,
국민을 위해 'AI로 행정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공무원'이 되겠다는 전국의 수많은 동료들이 품은 신선한 열망의 증거였다.

3. 킨텍스에 펼쳐진 흑백 AI 대전, 현장의 판도를 바꾸다

드디어 결전의 날인 6월 23일, 일산 킨텍스 본선 대회장에 들어서자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회장은 마치 인기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의 계급 전쟁을 연상케 하는 '흑백 AI 대전' 콘셉트로 꾸며져 있었다.
코딩 경험이 풍부한 '백코더(기술형)'들과 우리 같은 비전공자 중심의 '흑코더(기획형)'들이 앞뒤로 나뉘어 마주한 풍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4시간의 치열한 바이브코딩 릴레이가 펼쳐졌고, 백코더들의 진영에서는 복잡한 시스템을 구현하려는 능숙한 타자 소리가 대회장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현장의 분위기는 묘하게 반전되기 시작했다.
백코더 팀들이 화려한 기술 시연에 집중하며 코드의 늪에 빠져 있을 때,
전체 참가자의 무려 48%에 달했던 우리 흑코더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UI) 등 '대국민 서비스'로서의 본질에 승부를 걸었다.
복잡한 코딩은 바이브코딩을 통해 AI에게 맡기고, 우리는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가장 쉽고 유용하게 닿을 수 있는 서비스의 청사진을 그리는 데 집중한 것이다.

4. 코딩 대신 진심으로, '행정의 거북선'을 설계하다

치열한 현장의 열기에 자극받은 우리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까마득한 옛날, 수적 열세 속에서도 조선의 바다를 지켜낸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과 권율 장군의 행주산성 하늘을 가르던 신기전(神機箭)이 떠올랐다.
우리 조상들이 화려한 장식이나 거창한 이론 대신, 오직 내 가족과 백성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이기는 도구'를 발명해 내지 않았던가.
우리에게도 화려한 코딩 기술은 없었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바로 매일 보건소 창구에서 마주했던 시민들의 한숨과 눈물, 그리고 그들을 어떻게든 돕고자 하는 '현장의 절박함'이었다.
보듬팀은 기술을 뽐내는 대신, 우리 이웃을 지킬 '행정의 거북선'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보듬팀이 주목한 것은 복잡한 시스템 구현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닿아야 할 사람들의 '불편함'이었다.
복잡한 서류와 까다로운 절차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시민들, 그리고 산더미 같은 종이 서류에 파묻혀 정작 따뜻한 상담을 해줄 시간을 빼앗기는 공무원들
보듬팀은 이 묵은 체증을 뚫어낼 대안으로 '공공 마이데이터'와 'AI'의 결합을 제시했다.
국민은 AI와 대화하듯 몇 번의 터치만으로 자신의 공공 마이데이터를 연동해 쉽고 빠르게 복지 혜택을 신청하고,
담당 공무원은 쏟아지는 민원을 전자적으로 간편하고 정확하게 접수받는 시스템.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경연 과제였겠지만, 보듬팀에겐 내 가족과 이웃을 사랑으로 '보듬기' 위한 현대판 신기전이었다.
키보드로 직접 코드를 짜는 대신, 우리의 절실한 기획 의도를 일상어로 AI에게 전달하는 '바이브코딩'을 통해 한 땀 한 땀 서비스를 구현해 나갔다.

5. 흑코더의 기적, 사람을 향한 기술이 승리하다

4시간의 경연 끝에 발표된 본선 결과는 그야말로 대이변이었다.
최종 결선에 진출한 8개 팀 중 2팀을 제외한 무려 6개 팀이 코딩 경험이 없는 '흑코더' 팀으로 채워지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대국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기술적 스펙보다 기획력과 사용자 중심의 사고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킨텍스 한가운데서 증명된 순간이었다.
우리 군산시 '보듬' 팀 역시 이 기적의 한가운데 섰다.
흑코더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기획형 특별상'의 영예를 안았고, 전체 참가팀 중에서도 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비전공자인 보듬팀이 전문 개발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무대에서 입상할 수 있었던 것은 바이브코딩이라는 훌륭한 도구 덕분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행정 현장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진심을 심사위원들이 알아봐 준 덕분일 것이다.
사전 교육장에서 주눅 들어 있던 두 명의 보건소 주무관은 이제 없다.
코딩이라는 두려운 바다 위에서 우리가 띄운 작은 거북선은, 이제 'AI 행정 혁신'이라는 더 넓은 바다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기술이 사람을 향할 때, 그 어떤 코드보다 강력한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을 안고서.

참고 : 2026 AI 챔피언 네트워크 발대식 및 해커톤 영상